박근혜 대통령은 13일 미얀마 네피도의 미얀마국제회의센터(MICC)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다시 조우했다. 다만 반 총장이 본회의장에서 회원국 정상들에게 브리핑을 한 뒤 먼저 퇴장해 두 사람 간 깊이 있는 대화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본회의장 입장 과정에서 만나 서로 가벼운 인사만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만남이 관심을 끈 것은 반 총장이 최근 정치권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전날인 12일 저녁 EAS 갈라 만찬에는 나란히 참석, 만찬장 중앙무대로 입장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9월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했을 때는 반 총장 관저에서 김용 세계은행 총재와 함께 만찬을 한 적이 있다.
반 총장은 EAS 브리핑에서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 강화를 촉구했다. 그는 아시아에서 공식적으로 에볼라가 발생한 기록은 없으나 국경 통제 등 아시아 국가들이 취하는 에볼라 방지책들은 충분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엔은 인권 보호, 정의실현 등을 위한 개별국가의 능력을 강화하는 데 아세안 및 유엔 회원국들과 함께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만남도 관심을 끌었지만, 두 정상이 EAS 본회의장에서 존 키 뉴질랜드 총리를 사이에 두고 앉아 별다른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영문 알파벳 순서상 한국(K)은 일본(J) 바로 옆 자리였다. 사전에 배포된 안내 자료에도 한·일 정상 자리는 바로 옆이었으나, 의장국인 미얀마가 본회의 직전 자리 배치를 변경해 뉴질랜드가 두 정상 사이에 배치됐다.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15일부터 호주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함께 참석, 대화 가능성은 다시 한번 열려 있다. EAS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등도 참석했다.
네피도(미얀마)=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박근혜-반기문 가벼운 인사만 나눴다
입력 2014-11-13 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