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투표율 36.3%…72년 만에 최저

입력 2014-11-13 15:40

지난 4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의 투표율이 미국 선거 역사상 72년 만에 가장 낮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이번 중간선거의 투표율이 36.3%로 최종 집계됐다면서 이는 1942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 재임 당시 치러진 중간선거의 투표율 33.9% 이후 72년 만에 최저치라고 보도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투표율이 60%를 넘은 주는 한 곳도 없었다. 무려 43개 주의 투표율은 50%를 밑돌았다. 유권자 수가 많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욕 등 ‘빅3’ 지역에서는 유권자 3명당 불과 1명씩만 투표에 참여했다. 뉴욕 주의 투표율은 28.8%에 그쳤다.

NYT는 “이번 투표율은 (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에는 안타까운 일 일뿐이지만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는 더욱 심각한 결과”라고 평했다. 선거 참여율이 정상적인 민주주의의 작동이 우려될 정도로 낮다는 것이다.

투표율이 극히 낮았던 이유로 정치에 대한 무관심, 유세 과정상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각 당의 네거티브 선거전 등으로 유권자의 분노와 좌절이 깊어진 점 등을 NYT는 꼽았다.

30대 미만 젊은 층의 선거 무관심 현상도 두드러졌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투표장에 나온 유권자 가운데 젊은 층은 13%에 그쳤다. 2년 전 선거에서 19%를 점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것이다.

대체로 중간선거 투표율은 대통령 선거 때보다 낮지만 2006년과 2010년에 있은 중간선거 투표율은 각각 40.4%와 40.9%를 기록해 모두 40%대를 넘었다.

한편 중간선거 결과 공화당이 알래스카 주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이에 따라 공화당의 상원 의석 수는 53석으로 늘었다. 이날 AP 통신 등 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알래스카 주 상원선거 개표 결과 공화당의 댄 설리번 후보가 현역인 민주당 마크 베기치 의원을 누르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알래스카 주는 땅이 넓어 역대로 투·개표 결과가 가장 늦게 나오는 지역이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