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SNS를 떠도는 섬뜩한 괴담입니다. 해마다 반복되는 한국사회의 슬픈 자화상, 수능 성적 비관 자살 현상을 그대로 반영한 것 같아 씁쓸하네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수능 자살’을 검색하니 ‘2008 수능 자살’부터 ‘2014 수능 자살’까지 각종 수능 자살과 관련된 검색어가 자동으로 완성돼 나열됩니다.
어른들은 두렵습니다. 오늘이 지나고 꽃같이 아름다운 청춘들이 하나둘씩 아스라이 사라져 버릴까 봐 말이죠.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올해는 제발 수능 자살자가 없길 바란다”는 우려 섞인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SNS엔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도 있습니다.
“어른들이 안아주세요. ‘한 번쯤 넘어져 봐도 괜찮고, 좋은 경험일 거라고’ 꼭 말해주세요.” (트위터 이용자 madpen10)
“자살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이런 말을 해 주고 싶어요. ‘제발 자살하지 말라고’, ‘죽지 말라고’, ‘수능이 인생 전부가 아니라고’ 수능은 그저 살아가는 데 하나의 과정이자 페이지라는 것을 말입니다. 대학 못 간다고 기죽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페이스북 이용자 이병재)
유튜브 사이트에 지난해 올라왔지만, 수험생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영상이 있어 소개합니다. 국내 한 영상제작업체가 만든 수능 자살 예방 방지 영상입니다. 제목은 Stop! Suicide after the College Scholastic Ability Test.
영상은 긍정적 메시지로 어설프게 위로하거나 자살을 마음먹는 이들을 호되게 몰아세우지 않습니다. 학생들에게 그저 우리의 삶엔 다양한 방식이 있다는 걸 말해줍니다.
“그날 저녁, 많은 것들이 눈에 들어올 겁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날, 결론은 부정적이고 행위는 우발적이죠. 오늘은 집에 갑시다. 아침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죠. 하지만 만약, 내일 이 위에 있다면 부디 잠시만 내려가서, 생각 없이 걸어 봐요. 우리가 사는 방식은 다양하고, 오늘은 처음으로 다른 삶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영상은 자살을 결심한 학생에게 삶은 ‘살거나 죽거나’로 나뉘는 게 아니라며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우리 삶의 갈래가 있다면”
“살거나, 다르게 살거나”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