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에 뚫린 미국 국가 기상정보망 ‘정보유출 쉬쉬’

입력 2014-11-13 15:16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국가 기상정보망이 해킹을 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0일에는 지난 9월 미국 우정국(USPS) 전산망이 해킹당해 직원 80만명의 사회보장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이 공개된 바 있다.

NOAA는 지난 9월말 해킹 당했으나 지난달 20일까지 이 사실을 숨기고 관계 당국에도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다 프랭크 울프 공화당 의원이 해킹 사고에 대한 확인을 요구하자 뒤늦게 사실을 인정했다. 울프 의원은 “NOAA는 진실을 말해야 할 의무가 있었으나 은폐했다”고 지적했다.

NOAA는 당시 사이버보안팀이 재난 대비와 항공·항해 등에 쓰이는 데이터를 일시적으로 차단했었다고 밝혔다. 누가 어떤 이유로 해킹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전산망 비정기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만 전했다. 해커들이 정보를 삭제하거나 악성 소프트웨어를 몰래 심어놓았는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취재 결과 해킹 때문에 한동안 기상정보 제공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때문에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럿거스 대학 글로벌 강설연구소 등 공공기관, 델타항공사 같은 민간기업들이 영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이버보안 컨설턴트 제이콥 올코트는 “이번 해킹은 기상데이터를 조작하려는 목적보다는 미국 중요 전산망의 침입 통로를 알아보려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지 모른다”고 풀이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