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하늘의 별따기-우울한 취업준비생

입력 2014-11-13 09:04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가는 것만큼 힘들다.”

취업이 하늘에 별따기다. 대기업들은 군살빼기와 사업조정에 나서면서 취업문은 더 좁아졌다. 중소 및 중견기업의 사정은 더 어렵다. 고용지표는 개선된 듯 보이지만 청년 구직자들이 느끼는 취업 체감온도는 한겨울이다.

◆대기업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8월 매출 상위 300대 기업 가운데 200여개사를 상대로 올해 신규채용 현황을 조사했더니 채용규모를 작년보다 줄였다는 응답은 32.0%로 나타났다. 반면, 작년보다 늘었다는 응답은 15.1%에 그쳤다.

삼성전자, LG그룹,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지난해보다 올 하반기 채용 인원을 300명∼1000명가량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SK, 롯데, GS, 한화 등 그룹 정도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하겠다는 차원에서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채용에 나서겠다는 정도다.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줄이는 이유는 관련 업종 경기가 악화하고, 국내외 경기 상황 전반이 좋지 않은 탓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실적 부진 여파로 예년 수준으로 채용을 유지할 지 불확실해졌고, 현대차그룹은 엔저 여파가 본격화하면서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상태다. 엔저의 직격탄을 맞은 조선·화학 분야 대기업들도 당장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이밖에 상당수 대기업이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세운 상태다. 금융권은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대기업 14개 계열을 올해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대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주요 대기업들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을 정리하는 상황에서 신규 채용을 유지하기란 부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소기업과 금융권 취업도 악화

전체 사업체 종사자의 87%를 고용하는 중소기업들의 고용 여건은 더욱 열악하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중소·중견기업 신규 채용이 올해보다 3분에 1가량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사정도 마찬가지다. 증시 침체 여파로 올해 대부분 증권사는 희망퇴직을 통해 인원을 줄였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61개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3만7774명으로, 1년 만에 전체 인원의 10%에 해당하는 3천913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보험권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희망퇴직으로 650명이 회사를 떠났다. 저금리 고착화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삼성·한화·교보생명이 올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추가적인 구조조정 이야기도 나돈다.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