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역사상 최초로 우주탐사선 로봇 혜성에 착륙

입력 2014-11-13 01:18 수정 2014-11-13 01:21
필레의 혜성 착륙 상상도. 내셔널지오그래픽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 탐사선의 탐사로봇이 혜성 표면에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유럽우주국(ESA)은 12일(현지시간)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의 탐사로봇 ‘필레(Philae)’가 목성의 혜성인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이하 67P)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필레는 세계 표준시 기준으로 12일 오전 8시35분 로제타호에서 분리돼 약 22.5km를 날아가 오후 3시34분에 이 혜성에 내려앉았다. 착륙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는지는 이보다 30분 정도 늦은 오후 4시2분쯤 확인됐다.

필레는 혜성에 착륙하고서 곧바로 67P 표면 사진을 촬영해 보내도록 프로그램화돼 있다. 또 표면에서 30㎝가량 아래에 있는 토양을 채취해 화학적으로 분석하는 등 적어도 1주일 이상 탐사를 진행한다.

태양 에너지를 동력으로 쓰도록 태양전지판으로 둘러싸인 필레는 착륙용 다리 3개가 붙어 있다. 앞서 ESA는 필레가 착륙할 혜성 67P 지점을 ‘J’로 확정해 발표했다.

앞서 로제타는 탐사로봇 착륙을 앞두고 혜성이 내는 신비한 소비를 녹음해 지구로 전송하기도 했다. ESA가 공개한 혜성의 소리는 혜성의 자기장 진동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혜성이 내는 소리는 헬리콥터와 바람소리를 연상시키는 소리들로 불규칙적이었다.

로제타는 2004년 지구를 떠나 10년 5개월간 지구-태양 거리의 42배가 넘는 64억㎞를 비행해 지난 8월 목성을 도는 67P 혜성의 궤도에 진입했다.

67P 혜성은 마치 고무 오리 장난감처럼 2개의 큰 덩이가 목으로 연결된 모습이어서 ‘오리 혜성’으로도 부른다. 태양 주위를 6년 반에 한 바퀴씩 돈다. 이 혜성은 초속 18㎞로 움직이며 이 혜성 궤도에 진입한 로제타호의 필레는 시속 3.5㎞로 날아가 앉는다.

이 혜성은 약 46억 년 전 태양계 형성 당시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로제타호와 필레가 보내오는 자료는 지구가 속한 우주환경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