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원전사고 오보는 비밀주의 때문"

입력 2014-11-12 23:07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때 발전소 근무자가 대거 탈출했다는 아사히신문의 오보는 지나친 비밀주의와 자기 과신 때문에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사히신문사 보도와 인권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2일 아사히신문 오보 사태와 관련 “보도에 관해 비판이나 의문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위기감이 없는 상태였으며 신속·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현장책임자인 요시다 마사오(2013년 7월 사망) 후쿠시마 제1원전 소장을 조사한 기록(일명 요시다 조서)에 관한 오보에 대해 아사히신문사의 요청에 따라 올해 9월부터 관련자를 상대로 청취조사 및 검증 작업을 벌여왔다.

위원회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아사히신문이 비밀 보호를 우선한 탓에 기사를 싣기 직전까지 요시다 조서를 제대로 읽고 이해한 이들이 취재기자 2명뿐이었고 당일 지면의 최종 책임자조차 관련 부분을 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편집장이나 담당 부장이 취재팀을 과도하게 신뢰했고 내부에서 제기된 의문을 수용하지 않아 오보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위원회는 다만 아사히신문이 요시다 조서를 입수해 기사화함으로써 당시 비공개 상태였던 조서가 공개되는 계기를 만든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5월 20일 요시다 조서를 인용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제1원전 근무자의 약 90%가 요시다 소장의 명령을 어기고 제2원전으로 철수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가 오보임이 드러나 보도를 취소했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