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종교적 동질감으로 형제애를 다지던 걸프지역 국가들이 카타르의 독자노선으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다음 달 9일로 예정된 걸프협력이사회(GCC·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바레인·카타르·UAE·오만) 연례 정상회의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이는 이번 정상회의 장소가 다름 아닌 카타르의 수도 도하이기 때문이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자신들과 보조를 맞추지 않는 카타르가 마뜩찮은 일부 회원국이 다른 나라로 회의 장소를 옮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우디 국영신문 알하야트는 10일(현지시간) “믿을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쿠웨이트나 사우디 리야드로 정상회의 장소를 옮기는 방안이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카타르 지도자(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1일 “카타르는 GCC 회원국간 형제애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하며 정상회의 초대장을 발송했다. UAE 일간 걸프뉴스는 그러나 “아무도 초대장에 답신하지 않아 도하에서 GCC 정상회의가 열릴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회원국 중 오만만 도하 개최를 지지한다”고 보도했다.
예멘을 제외한 이들 걸프반도의 6개국은 1981년 GCC라는 느슨한 지역 연대조직을 만들어 30여년 간 상당히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카타르가 이들 절대왕정이 꺼리는 이슬람주의 정파인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우디, UAE, 바레인은 올해 3월 카타르의 무슬림형제단 지원이 GCC의 공통 원칙과 목표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카타르에 주재한 자국 대사를 불러들였다. 이후 카타르가 자국에 머물던 무슬림형제단 인사들을 내보냈긴 했으나 여전히 갈등이 봉합되진 않았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형제사이' 걸프국가 카타르 때문에 불협화음
입력 2014-11-12 2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