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맞춰 양국 주요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IMI)은 FTA 타결에 따른 양국 간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2일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시에서 ‘2014 한중 CEO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의 주제는 ‘한중 무역협력의 새로운 변화와 기회’. 포럼이 열린 칭다오는 한·중 수교 후 한국 기업들이 가장 먼저 진출해 현재 5000여개 한국기업들이 활동하는 곳이다. 한중재계회의와 별도로 올해 처음 열린 이번 한중CEO포럼에는 한국 측 정부 및 기업인 50여명, 중국 측 80여명이 참석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 아니다. 내수시장을 노려라”=이승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중국이 달라졌다”며 “과거 저가 생산기지로만 여겼던 중국을 이제는 소비시장으로 다시 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준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한국기업들도 내수소비시장을 노리고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만 노리고 단순 가공 조립공장 기지로 삼는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1996년 중국에 첫 매장을 연 이랜드는 중국 현지화에 성공한 기업으로 꼽힌다. 이랜드 최형욱 중국 총괄 상무는 “초기에는 한국과 중국의 경제발전 격차를 이용해 손쉽게 성장했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글로벌 경쟁력이 있지 않으면 외국기업이 중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조언했다. 한국에서 팔던 걸 그대로 중국에서 팔아서는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황승현 주칭다오 총영사는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 가능분야로 물류분야, 해양산업 분야를 제안했다. 그는 한국기업이 산둥성을 중심으로 중서부 내륙시장과 실크로드 경제권 진출을 위한 전략적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시장”=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그룹의 리판 부총재는 최근 주력하고 있는 스마트홈 플랫폼과 스마트 체험 플랫폼 등의 신성장동력을 설명하며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가전전자 시장”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그럼에도 차별화된 맞춤제품으로 한국시장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Hstyle은 중국 내 한류에 맞춰 유행을 선도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 Hstyle 가붕 부총재는 “한국에서 단순하게 의류를 수입해 판매하는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한국 의류시장 동향을 연구하고 최신 유행 의류를 중국 현지에 맞게 재디자인해 판매하는 전략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인스퍼그룹은 중국 내 서버공급업체 1위, 전 세계 5위 업체다. 장둥 인스퍼그룹 부총재는 “한·중FTA타결은 양국 정보통신 기업에게 큰 기회”라며 “한국 기업들과 슈퍼컴퓨터나 인터넷 방면에서 진일보된 합작을 원한다”고 말했다.
칭다오=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우리는 이렇게 공략” 한중FTA 이후 양국간 협력 방안 마련 CEO포럼
입력 2014-11-12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