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압박에 시달리던 LG유플러스 상담원이 자살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의 분노가 뜨겁다.
청년단체 청년유니온은 12일 서울 중구 LG유플러스 서울 고객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달 21일 LG유플러스 전주 고객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던 30세 이모씨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LG유플러스 측의 사과와 진상 규명 등을 촉구했다.
청년유니온은 “그는 일정한 판매량을 채우지 못하면 퇴근하지 못하는 등 실적압박이 강제하는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직무 스트레스에 시달려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노동청에 고발합니다’로 시작하는 이씨의 유서에는 그가 회사로부터 인터넷전화, IPTV 등 판매를 강요받았으며 할당된 판매량을 채우지 못하면 퇴근을 하지 못하고 계약서에 명시된 추가근무수당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씨는 이런 행태가 LG유플러스 전주센터뿐 아니라 서울과 부산에서도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노동부 설문조사가 시작되자 예상질문과 답변을 짜서 교육했다”고 유서를 통해 밝혔다.
민원팀 소속이던 이씨는 3년 6개월 만에 팀장을 맡을 정도로 회사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그러던 중 고객 한 명과의 통화에서 문제가 생겨 지난 4월 말 책임지기 위해 회사를 그만뒀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6개월 만에 회사에 복귀한 이씨는 일주일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청년유니온은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담당자 처벌,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LG유플러스는 협력업체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젊은 상담원의 죽음 앞에 사죄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LG유플러스 측은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고 “이번 사안에 대한 조사를 통해 문제점이 발견되면 개선토록 할 것”이라며 “고객센터 상담사들의 근무환경 개선과 복지향상 등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대한민국은 권력층과 졸부들만 살 만한 나라이고 국민들은 지옥 같은 나라다.” “대기업들은 직원과 서민들만 등쳐먹는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
실적압박 시달리던 LG유플러스 상담원 유서 보니
입력 2014-11-12 16:03 수정 2014-11-12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