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를 아들이 보는 앞에서 수갑 채우고 화장실도 못 가게 한 제주도 서귀포경찰서 경찰관들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오마이뉴스가 12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40대 이모(여)씨는 지난달 21일 제주 서귀포경찰서 소속 안덕파출소 경찰관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서 이씨는 지난 8월 10일 지역 주민 3명으로부터 골프채와 돌로 폭행을 당해 갈비뼈가 여러 개 부러지고 곳곳에 상처를 입었지만 경찰관들이 피해자인 자신만 안덕파출소로 연행하고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들을 사건 현장에서 그냥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피해자인 자신만 파출소에 데려와 조사하고 뒤늦게 119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보내려는 경찰관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아 가해자들을 불러달라고 요구하며 파출소 바닥에 누워 항의했다.
또 경찰서 책상 위에 앉아서 가해자들을 데려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경찰관들은 이씨를 제지하기 위해 이씨의 팔을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우고 구석으로 끌고가 쇠기둥에 결박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20대인 이씨 아들과 아들 친구가 보는 앞에서였다.
파출소에 처음 가 본 아들은 “공무집행 방해하면 수갑 채워도 돼”라고 윽박지르는 경찰관이 무서워 폭행 피해자인 엄마를 돕지 못했다.
수갑을 찬 이씨는 통증을 호소했고 화장실에 보내달라고 소리쳤지만 경찰관들은 이씨가 거짓말 한다며 수갑을 풀어주지도, 화장실에 데려가지도 않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참다 못한 이씨는 옷을 입은 채로 배변을 봤고 현기증으로 바닥에 쓰러지면서 온 몸이 배변으로 뒤범벅이 됐다고 한다.
이씨가 주장하는 폭행 가해자는 마을의 ‘실세’와 그 가족들이었다며 마을 사람들은 “그 실세의 힘이 막강하다”고 전했다.
서귀포경찰서 측은 “제지하는 과정에서 수갑을 채워 소파 고리에 고정한 것”이라며 “(화장실을 보내주지 않은 것은) 수갑 풀기 위한 변명이라고 생각해 풀어주지 않다가 배변을 보자 수갑을 풀어줬다”고 해명했다.
네티즌들은 “동네 콧방귀 좀 뀌는 사람들은 그냥 봐주고 힘 없는 사람은 짐승 취급했군요. 제발 이런 것들 좀 없어졌으면 좋겠네요.” “민중의 지팡이란 사람들이 사리 구분을 못하고서야 어떻게 치안과 국민을 보호해? 혹시 이 경찰관들 해당 실세와 유착돼 있는 사람들이 아닌지 의심이 드는군. 그렇지 않고서야 저 따위로 공무집행 운운하며 윽박지르는 경찰들을 어떻게 믿고 치안을 맡기겠어? 그 실세들 잡아서 엄정하게 수사하길.”이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보도가 나간 뒤 마을이장이라고 자신을 밝힌 김모씨는 13일 국민일보에 전화를 걸어 "상황은 잘 모르지만 마을 사람들을 도매금으로 매도하지 말아달라. 당사자들끼리 경찰서에서 알아서 할 일이다."며 항의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
피해자 아들 앞에서 수갑 채우고 화장실도 못 가게 한 제주경찰
입력 2014-11-12 15:22 수정 2014-11-13 1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