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고안한 의사 '75세에 죽고 싶다' 발언… 파문 확산

입력 2014-11-12 09:26 수정 2014-11-14 00:13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보건의료정책 특보를 역임한 인사가 ‘75세에 죽고 싶은 이유’를 역설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생명윤리학자 겸 종양학 전문의인 이즈키얼 이매뉴얼(57)이 월간지 ‘애틀랜틱’ 10월호에 기고한 글이 의료 윤리를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매뉴얼은 ‘75세에 죽고 싶은 이유(Why I Hope to Die at 75)’라는 제목의 글에서 “(75세가 되는) 2032년부터 생명 연장을 위한 노력이나 예방 치료를 거부하겠다”며 “수명을 끝없이 연장하고자 하는 욕심은 잘못된 것이고 결국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이가 들수록 창조적 능력이 저하된다”며 “75세가 되면 ‘소비하는 만큼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주장은 이매뉴얼이 소속된 미국의학협회(AMA) 일부 의사들의 반발을 샀다.

시카고에 본부를 둔 AMA는 “나이로 인해 삶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이매뉴얼의 주장은 AMA의 윤리강령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소집된 AMA 대표단 회의에서 뉴욕 안과의사 그레고리 핀토는 “AMA는 이매뉴얼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공식 입장을 밝히자”는 제안을 내기도 했다.

핀토는 “미국의 보건의료정책 설계가 중 한 명인 이매뉴얼이 이같은 주장을 펼쳐 파장이 더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이매뉴얼은 미 국립보건원(NIH)의 생명윤리 부문 총책을 지냈고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미국 건강보험개혁법이 만들어질 당시 백악관 보건의료정책 자문위원으로 일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을 역임한 람 이매뉴얼 시카고 시장의 형이기도 하다.

정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