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울어버린 염경엽 감독 “내겐 잊지 못할 시리즈…다시 도전하겠다”

입력 2014-11-11 22:54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친 염경엽(사진) 넥센 감독이 결국 눈물을 보였다.

염 감독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1대 10으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2승4패로 우승컵을 삼성에 넘겨준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너무 아쉽다. 내겐 잊지 못할 시리즈였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염 감독은 “조금만 있다 다시 들어오겠다”라며 인터뷰실을 잠시 나가기도 했다.

다시 돌아온 염 감독은 “정말 우승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올 시즌 긴 레이스 동안 어려움이 있었는데 선수들 모두 꿋꿋이 잘 견뎌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한국시리즈는 패했지만 그만큼 얻은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1년 동안 아낌없이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창단 첫 우승을 바라셨을텐데 그 부분을 채워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올 시즌 끝났지만 더 단단해지는 넥센이 되도록 준비 잘하겠다. 그리고 다시 도전하겠다. 다음엔 팬들과 선수들 그리고 저의 바람을 다 이루도록 준비하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비록 넥센이 준우승에 그쳤지만 염 감독은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역 시절에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였던 염 감독은 현대와 넥센에서 프런트와 코치 등을 경험하며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키워나갔다. 2012년 넥센의 주루코치에서 3대 감독으로 전격 발탁된 이후 주변의 우려를 보란 듯이 씻어내며 넥센을 강팀으로 만들었다.

염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013년 팀을 정규 시즌 3위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넥센은 창단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당시 넥센은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거둔 뒤 내리 3연패하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이 경험은 올 시즌 내내 큰 약이 됐다. 결국 염 감독은 올해 팀을 창단 후 최고 성적인 시즌 2위로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넥센은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3승1패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하지만 정규리그 1위인 삼성의 벽은 높았다. 삼성에 비해 선수자원이 부족한데다 큰 경기 경험이 없는 젊은 선수들은 결정적인 순간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 경험은 넥센이 염 감독의 지도 아래 좀더 강팀으로 나는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