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인터넷이 가져온 딜레마… 우리는 무엇을 멈춰야 하나?

입력 2014-11-11 17:25 수정 2014-11-11 17:30

인터넷의 미래 : 우리는 무엇을 멈춰야 하나? / 조너선 지트레인·박기순 옮김

우리 삶의 일부가 된 인터넷은 스팸, 바이러스, 취약한 보안 등으로 오염되고 있다. 인터넷의 미래는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멈춰야 하나?

저자인 조너선 지트레인은 하버드대학교 법학 교수이자 인터넷과 사회를 위한 버크만 연구소(The Berkman Center for Internet & Society) 소장이다. 법과 정책을 인터넷 분야와 연관시켜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다.

저자는 인터넷의 부정적 현실을 보고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고칠 수 있는지 실마리를 제시한다. 인터넷의 미래를 진단하기 위해선 인터넷의 특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저자는 컴퓨터와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과정을 설명하며 인터넷의 ‘생성성(generativity)’을 강조한다. 생성성은 이용자가 플랫폼을 갖고 무엇을 할지 생각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처리하는 개방성과 혁신성을 말한다.

모두에게 개방된 시스템은 남용되기 쉽다. 컴퓨터에선 바이러스나 스팸, 인터넷에선 프라이버시 침해나 지적 재산권 문제 등이 발생했다. 이를 막기 위한 가장 명백한 해결책은 시스템을 강화하든가 아주 폐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위키피디아가 오염되면 익명의 이용자들이 편집할 수 없도록 막을 수 있다. 이는 관리자의 통제를 높이고 시스템의 혁신적인 능력을 억압한다.

저자는 강화와 폐쇄의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는 길도 생성성에서 찾는다. 사용자들이 기술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생성적 플랫폼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위키피디아는 공동체 윤리와 이용자간의 감시 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결국 우리가 멈춰야 하는 것은 소수의 게이트키퍼들의 손에 인터넷이 맡겨지는 미래다.

역자 박기순은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다. 박 교수는 원서의 제목(‘The Future of the Internet-And How to Stop It’)을 보고 미래가 다가오기도 전에 중단시킬 궁리부터 하는 저자의 생각이 궁금해 번역을 시작했다.

박 교수는 서문에서 “인터넷의 미래에 문제가 있고 그것을 중단시켜야 한다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의 생각을 일깨워 주고 행동을 바로잡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터넷의 미래에 대한 토론”이라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