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아침, 문득 성경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생겼다. 여호수아서를 읽던 중이었다.
가나안 땅의 모든 백성이 평안히 살고 있는데 느닷없이 쳐들어가 그 백성을 죽이고 심지어 어린 아이와 짐승까지 몰살시키며, 그 성읍을 불태우고 재물은 모두 빼앗는 장면이었다. 우리의 도덕심과 이성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이다.
나는 이것을 통해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구했다.
“하나님 이스라엘 정복의 뜻이 무엇입니까.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깨달음을 주시옵소서.”
기도를 드렸다. 정말 이해가 힘든 내용이다.
침략한 국가의 땅을 제비 뽑아 나누어 갖는 것에 어떤 뜻이 담겨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나님의 숨겨진 뜻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창세기부터 차근차근 정리해 보았다.
하나님이 인간인 아담과 여자를 창조하셨다. 하지만 사탄은 그들이 하나님 명령을 거역하게 하여 그들을 하나님으로부터 빼앗아 갔다. 그들은 죄로 말미암아 사탄의 자식이 되어 있었고, 그들은 이 땅에서 번성해 갔다.
네피림의 후손인 거인족들이 인간들의 왕과 지배층이 되었고, 인간은 그들과 함께 하나님께 반역하는 우상 숭배자가 되어 있었다. 그들의 죄는 하나님을 분노케 하여, 하나님은 인간을 만드신 것을 후회하시고 노아와 그 가족을 제외한 모든 인간과 네피림(아낙 자손)을 이 땅에서 홍수로 멸망시키신다.
세월이 지났다. 그 속에 니므롯이라는 거인이 나타나 하나님만 숭배하던 노아의 자손을 꾀어 자기편으로 만들고 또 다시 우상 숭배를 하게 만들었다. 바벨탑으로 하나님을 배반하고 우상 숭배를 지속하자 하나님은 또 그들을 흩으셨다.
하나님은 그 중에 아브라함을 불러 그의 자손을 가나안 땅에서 애굽으로 이동시켰고, 200만 명의 인구로 아낙 자손(네피림의 후손)이 지배하는 땅을 찾아 가나안 회복 전쟁을 하신다. 이때 모세라는 인물을 택하셔서 가나안으로 전쟁을 나가신다. 우상 숭배로 물든 땅에 하나님이 택하신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하시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신다.
그래서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을 함락시키기 전에 하나님은 그의 군대 대장을 여호수아 군대에 보내신다. 여호수아가 놀라서 묻는다. “당신은 우리 편인가? 아니면 적군인가?” 그때 그 분이 말씀하신다. “나는 하나님 군대의 대장이다. 이 땅은 거룩하다.” 꼭 모세에게 나타나신 하나님의 현존과 비슷하다. 그리하여 여리고 성은 함성 소리에 무너지고 거인족(아낙 자손)은 힘없이 전쟁에 진다. 그리고 모든 백성은 전멸 당한다. 철기 문명과 막강한 병기, 높은 성은 순식간에 무너진다. 이 전쟁은 이스라엘의 전쟁이 아니고 하나님의 전쟁이라는 실증이다.
백성은 믿기만 하고 순종만 하면 되는 전쟁이다. 사람의 힘으로 되는 전쟁이 아니다. 하나님이 대신 싸우는 장면이 곳곳에서 나온다. 이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과 땅의 분배는 전적으로 하나님의 역사(History)를 주관하시는 과정을 적은 위대한 그의 역사다. 이 속에서 우리가 확실히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님에 대한 절대 순종과 믿음이다.
구약 성경의 핵심은 ‘하나님을 나의 창조주로 받아들이고 그에게 의지하며 순종하면, 하나님은 나를 지켜 주시고 이기게 하시며 그의 선한 뜻을 우리를 통해 이루신다’는 것이다. 그리고 절대로 우상을 숭배하지 말라는 교훈도 주셨다.
사탄의 강력한 힘을 사람으로서는 이길 수 없다. 그러나 하나님이 대신 싸워 주신다는 확신을 구약 성경에서 찾은 나의 마음은 오늘도 기쁘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의 절대 주권에 순종하는 생활을 하라는 것이, 성경이 오늘 내게 주시는 말씀인 것을 깨닫는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오늘도 깨닫게 해 주신 성령님께 감사를 드린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
[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98)] 그의 역사(His Story), 그의 전쟁
입력 2014-11-11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