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자사 기자 사칭한 FBI에 강력 항의

입력 2014-11-11 11:26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7년 전 자사 요원을 미국 AP통신 기자로 위장시켜 폭탄 테러 위협범을 체포했다고 뒤늦게 자랑했다가 AP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았다.

AP는 11일(현지시간) 개리 프루이트 사장 명의로 에릭 홀더 미국 연방 법무장관과 제임스 코미 FBI 국장에게 “FBI 요원이 다시는 AP 기자를 사칭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발표했다.

코미 국장은 지난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FBI가 지난 2007년 워싱턴주 고교에서 폭탄을 터트리겠다는 위협을 한 15세 소년을 체포했는데, 이 과정에서 AP 기자로 신분을 위장한 요원이 큰 공을 세웠다고 밝혔다.

당시 자신을 AP 기자라고 속인 FBI 요원은 용의자에게 접근해 “용의자에 대해 공정하게 쓴 기사가 있다며 인터넷으로 보라”고 권유했다. 가짜 기사에는 접속한 사람의 인터넷 주소를 빼내는 소프트웨어를 숨겼다. 용의자가 기사를 클릭하는 순간 접속한 컴퓨터의 위치와 인터넷 주소가 드러났고 용의자의 신원도 결국 밝혀졌다는 것이다.

코미 국장은 “이런 수사 기법은 매우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수사 준칙에 따른 것이었고 지금도 특별한 경우에는 허용되는 적절한 방법”이라며 “다만 지금은 기자로 신분을 속이려면 2007년 수사 때보다 더 엄격한 내부 통제를 받는다”고 말했다.

프루이트 사장은 이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그는 “AP의 객관성, 진실성, 정확성 그리고 체면에 손상을 입었다”면서 “AP 기자 사칭은 언론 자유를 보장한 헌법을 유린하고 전 세계에서 취재하는 AP 기자 뿐 아니라 다른 언론 매체 기자까지 위험에 빠트린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