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소하기로 유명한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79) 대통령이 자신의 중고 승용차를 100만 달러(10억8800만원)에 사겠다는 아랍 부호의 제의를 점잖게 거절해 화제가 되고 있다.
무히카 대통령은 최근 한 우루과이 주간지와 만나 지난 6월 볼리비아에서 열린 개발도상국 그룹인 G77 정상회의 기간에 한 아랍 부호로부터 27년 된 자신의 중고 승용차 비틀을 100만 달러에 사겠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제의에 구체적으로 답변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무히카 대통령은 평소 1987년형 하늘색 폴크스바겐 비틀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7년이나 지난 낡은 자동차지만 무히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때도 부인과 함께 이 차를 타고 투표소에 등장해 주민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화제가 되자 지난 주말 브라질을 방문한 무히카 대통령은 “(내가 타는) 비틀에 큰 관심을 두지 않기 바란다”면서 “모든 자동차에는 가격이 붙어 있지만, 삶에는 가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자신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거두고 인간의 삶의 문제를 더 많이 고민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무히카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린다. 2010년 취임 당시 신고한 그의 재산은 1800달러(약 195만원)였다. 그럼에도 자신의 월급 1만2000달러(약 1300만원) 가운데 90%를 기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해변에 있던 대통령 별장도 취임 후 매각했다.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나는 농부의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면서 “이 땅에 사는 우리는 단 한 번의 삶을 누릴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이 잘살 수 있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가장 가난한 대통령’ 우루과이 호세 무히카… 아랍부호의 100만 달러 제의 거절
입력 2014-11-11 1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