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즈(FT)가 칼럼을 통해 ‘이슬람 국가(IS)’보다 핵으로 무장한 채 미국에 도전하는 데 여념이 없는 러시아가 미국에 더 위협적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FT의 기디언 래치먼 외교분야 수석 칼럼니스트는 11일 ‘오바마에게 IS보다 푸틴이 더 큰 문제’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에서 “전략적 우선순위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판단이 옳았는지는 역사가들이 결정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래치먼은 “최근 미국이 이라크 추가 파병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군사전략의 우선순위를 중동에 두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정책 입안자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는 현상은 잘 알려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직전 영국 정부는 유럽에서의 전쟁 위협보다는 아일랜드에서의 민족분규 발생 가능성을 논의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중동을 정책의 우선순위에 두는 데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 이유에 대해서는 “우크라이나와 달리 이라크 등 중동에서는 매일같이 미군의 공습이 이뤄지는 등 실제 전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의 개념을 ‘민간인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라 정의할 때 미국인들이 러시아보다는 이슬람 성전주의 테러리스트들로부터 훨씬 더 많은 즉각적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두 번째 이유로 들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미국인들이 중동은 전체적인 지역 질서가 완전히 흐트러져 질서를 회복하려면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래치먼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을 꼽으면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최근 수십 년 동안 발생한 가장 큰 국제안보 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파이낸셜타임즈 “IS보다 러시아가 미국에 더 큰 문제”
입력 2014-11-11 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