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가 실질적으로 타결된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의 중국 매출이 최근 2년 새 35%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국내 기업의 중국 매출은 더욱 가파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1∼2013년 3년간 금융 및 공기업을 제외한 매출액(연결기준) 상위 200대 기업 중 해외 실적을 공시한 회사 38곳의 중국 매출은 총 145조15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중국 매출은 2011년 108조원에서 2012년 130조9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다시 145조원으로 늘었다. 2년 만에 34.6%(37조2800억원)나 급증한 것이다. 중국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1년 15.6%에서 2013년 17.5%로 높아졌다.
2013년을 기준으로 중국 매출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로 228조7000억원 매출 중 40조1500억원(비중 17.6%)을 중국에서 벌어들였다. 2년 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23조원에서 74% 급증한 금액다. 이어 현대자동차가 중국법인을 통해 19조4000억원(18.2%)의 매출을 올렸고, 15조2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LG디스플레이(비중 56.3%)와 10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LG화학(비중 44%)도 ‘중국매출 10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SDI로 지난해 매출 5조200억원 중 67%인 3조3600억원을 중국에서 벌어들였다. 삼성SDI는 태플릿PC·스마트폰 부품과 소형전지 사업 등으로 중국에 진출해 있다.
최근 2년 새 중국 매출 비중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성우하이텍으로 2011년 500억원에 불과하던 중국 매출이 작년에는 1조2900억원으로 무려 26배나 증가했고, 비중도 1.9%에서 41.4%로 높아졌다. 현대차그룹의 해외공장 신·증설시 동반 진출한 효과를 본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중국의 큰 시장을 잘 활용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이지만, 국내 산업의 중국 의존도가 너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국내 대기업 중국 의존도 갈수록 심해… FTA 이후에는?
입력 2014-11-11 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