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기관 “북한 마약유통 심각, 중독자도 많아” 주장

입력 2014-11-10 23:59
북한의 마약생산이 국영기업에서 개인 사업자로까지 확대돼 북한 내부는 물론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거듭 제기됐다.

영국의 군사분야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10일(현지시간) ‘마피아 정권’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마약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RUSI는 마약 유통에 대한 정권의 통제력도 약화해 주민들까지 밀매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중국과 한국의 단속 강화로 북한 내부에서 마약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이 국영 제약기업을 통해 연간 100t 규모의 아편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미국 의회보고서를 인용하며 불법적인 마약생산으로 이윤을 추구하는 북한은 명백한 이탈리아 범죄 집단과 같은 ‘마피아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마약 유통에 뛰어들고 있으며 최근에는 가정에서 마약을 제조하는 현상도 급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2009년 이후에는 중산층 이하 서민과 학생층으로까지 마약이 파고들고 있으며 마약 중독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탄을 피해 판매처를 중국으로 돌리면서 중국은 북한산 마약의 최대 유통지이자 경유지가 되고 있으며 일본, 미국, 유럽으로의 공급도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마약사범들은 단속에 걸릴 위험을 줄이고 싼 가격에 마약을 생산하기 위해 북한에 원료를 제공하고서 다시 반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지린성에서는 2009년 상반기에만 북한 마약 관련 운반책 367명이 검거돼 마약 6139㎏을 압수한 사례도 있었다. 한국은 이 과정에서 중국을 거친 북한산 마약의 경유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중국에서는 북한 마약을 유통시키다 잡힌 한국인과 북한 사람에 대한 사형도 집행된 바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