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영업 손실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이 연봉제를 전격 도입한다. 과장급 이상 5000여명이 대상이다.
현대중공업은 10일 전국 사업장의 과장급 이상 직원들에 대한 임금체계를 현행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세부 사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연봉제 전환은 지난달 임원 30% 감축,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영업본부 통합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에 이은 개혁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근무 연차에 따라 급여가 자동으로 오르는 호봉제로 인해 능력이 있거나 없거나 똑같이 대우받음으로써 조직 문화가 타성에 빠져들어 가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취임사에서 “세계 1위라는 명성과 영광은 잠시 내려놓고 현대중공업의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자. 원칙과 기본의 초심으로 돌아가 일로 승부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 평가받는 회사로 변화시키겠다”고 말해 연봉 체계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10대 그룹 가운데 호봉제 회사는 우리가 유일할 것”이라며 연봉제 전환은 회사가 위기 상황인 만큼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적절한 보상을 함으로써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조치인 동시에 시대 흐름에 따라 채택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직원 2만7246명(계약직 1233명 포함)에게 평균 급여 7232만2000원을 지급해 연간 급여 총액이 1조9704억8270만원에 달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1조137억원, 3분기 1조9346억원의 기록적인 영업 손실을 내는 등 올해 누적 적자가 3조원을 훌쩍 넘어서며 고강도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도영 기자
위기의 현대중공업, 연봉제 전격 도입
입력 2014-11-10 09:15 수정 2014-11-10 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