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1시57분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7지구에서 불이 나 주민 1명이 숨졌다. 소방당국이 출동해 약 1시간40분 만인 오후 3시34분에야 불길을 잡았다.
주택가 화재를 진화하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린 건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동네 구조 때문이었다. 구룡마을은 1980년대 조성된 판자촌이 지금껏 유지되고 있다. 낙후한 이 동네를 재개발하기 위한 계획이 추진됐으나 개발 방식을 둘러싼 서울시와 강남구청의 갈등으로 계속 지연되고 있다.
불은 고물상에서 시작돼 인근 주택으로 번졌다. 구룡마을 5만8080㎡ 중 900㎡와 무허가 주택 16개동 60세대가 탔다. 이재민이 된 주민 139명은 인근 개포중학교에 마련된 대피소로 피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잔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후 6시50분쯤 한 주택 내부에서 주민 주모(71)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소방헬기 5대와 소방차 50여대, 인력 167명을 투입했으나 마을 진입로가 좁은 데다 강풍까지 불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1988년 형성된 무허가 집단거주지 구룡마을에는 판잣집 등 가건물이 밀집해 있다. 저소득층 약 1100여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주택 대부분이 비닐과 목재 등 불에 쉽게 타는 자재로 지어진 데다 전선이 얽혀 있어 화재 위험이 상존하는 곳이다. 2009년부터 올 8월까지 모두 11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기 합선, 방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구룡마을 화재로 1명 사망, 130여명 이재민...소방차 진입 어려워 1시간40분 만에야 진화
입력 2014-11-10 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