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실종 대학생 43명, 갱단에 총살 후 시신 불태워져

입력 2014-11-09 14:38 수정 2014-11-09 14:42
사진=YTN 캡처

지난 9월 멕시코에서 시위를 벌이다 실종된 대학생 43명이 마약 갱단에 살해당한 뒤 시신이 불태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멕시코 정부는 7일(현지시간) “6주 전 실종된 43명의 학생이 마약 갱단에 살해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사건에 개입한 지역 갱단의 조직원으로부터 이들이 학생들을 끌고 가 살해한 뒤 불에 태워 강물에 던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갱단 조직원들이 학생들을 끌고 갔다고 진술하는 장면과 수사당국이 유해를 수습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도 공개됐다.

갱단 조직원들은 대학생들을 트럭에 실어 이괄라 인근 지역의 쓰레기 매립장으로 끌고 가 총으로 살해한 뒤 신원을 확인하기 어렵도록 시신에 기름을 붓고 약 15시간 동안 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골 등을 훼손하고 학생들의 가방 등을 수습해 쓰레기봉투에 넣어 강물에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괄라시 교육대 학생들이 앞서 지난 9월 26일 시골 교사의 임용 차별 철폐 등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자 경찰과 함께 ‘게레로 우니도스’라는 이름의 이 갱단이 학생들에게 발포해 6명을 숨지게 하고 43명을 끌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호세 루이스 아바르카 이괄라 시장이 자신의 부인이 하기로 한 연설이 방해받을까봐 경찰에 진압을 지시하면서 일어났고, 아바르카 시장은 지역 갱단과 유착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시위를 진압하면서 무고한 학생들을 해당 갱단에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갱단 조직원은 경찰이 넘겨준 학생들이 자신과 경쟁하는 다른 갱단의 일원으로 알고 살해했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지역 갱단과 유착 혐의를 받고 있는 아바르카 시장 부부는 검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일부 실종자 가족은 검찰이 사건을 서둘러 덮으려 한다며 반발했고, 인권 단체들은 부패한 경찰이 저지른 인권 유린사건이라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