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사들이 세월호 현장에서 철수하겠다고 선언하자 인터넷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은 극한 위험을 감수해온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다만 잠수사들의 희생에만 기대왔던 정부는 또다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습니다.
9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88수중 관계자들은 지난 2일 범정부사고대책본부를 찾아와 “도저히 못하겠다. 오는 10일에 바지선 2대를 빼서 부산으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이들은 지난 6일 해군과 소방방재청에도 바지선 위 대원들의 철수를 준비해달라고 통보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결정은 수색 환경이 악화된데다 잠수사들의 체력이 저하됐기 때문입니다. 선체 진입 자체가 위험해질 정도로 세월호가 상당히 붕괴됐고 이달들어 체감 수온도 급락했습니다. 또 물 속은 탁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희생자가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은 이미 다 무너져 벽체를 비롯한 모든 집기가 한쪽으로 쏠려버린 상태라고 합니다.
머니투에이에 따르면 대책본부는 잠수사들의 뜻이 확고하다면 어찌할 방법이 없다며 난감해하고 있습니다. 잠수사들은 특히 프리랜서 개념으로 회사와 계약해 현장을 떠나고자 한다면 억지로 붙들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이들을 제외하면 대한민국 내에는 현재 하고 있는 세월호 구조 작업을 할 수 있는 인력도 없죠.
잠수사들은 그동안 종종 실종자 가족들을 찾아가 철수의 뜻을 전해왔다고 합니다. 실종자 가족들도 조만간 입장을 발표하겠다는 뜻을 대책본부에 전달했다고 하고요.
네티즌들은 착잡해하고 있습니다. 잠수사들이 그동안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겠죠. 그걸 모를 네티즌들이 아닙니다. 하지만 수색을 바라는 실종자 가족의 애끓는 심정도 모르는 게 아닙니다.
“눈물이 납니다. 실종자 가족을 생각해도 눈물나고 잠수사들을 생각해도 눈물나고. 잠수사들이 실종자 가족 찾아가 수색 어렵다고 말하는 걸 상상해도 눈물나고.”
“다시 한 번 우리 정부의 무능을 절감하게 됩니다. 잠수사들의 희생만 강요해온 꼴 아닙니까?”
“아직 9명이나 남았는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잠수사분들도 누구의 아들이고 아버지다. 강요할 수 없다.”
페북지기는 잠수사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힘든 결정을 내렸을 텐데, 그 결정도 응원합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그들도 누구의 아들이고 아버지다” 잠수사 철수 선언에 착잡한 인터넷
입력 2014-11-09 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