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 일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뎅기열이 급속 확산해 현지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는 올해 들어 지난달 25일까지 뎅기열로 8만여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르나마통신 등 말레이시아 언론은 보건부 자료를 인용해 이 기간 동안 모두 8만4682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해 이 중 160명이 사망했다고 8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환자 수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3500명)의 3.6배가 넘고, 사상 최대 수준이다. 사망자 수도 지난해 대비 167%가 늘어났다.
이들 환자는 말레이 반도 서남부 셀랑고르와 북부 켈란탄 주 등지에서 집중 발생한 것을 파악됐다. 뎅기열은 베트남 남부지역에서도 급속 확산하고 있다. 호찌민시 보건당국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3000여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0월 한달에만 1000명이 넘는 뎅기열 환자가 보고된 것으로 파악됐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시 보건국의 한 관계자는 “뎅기열 환자가 빙짜잉 등 호찌민의 일부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최근의 우기 때문에 환자가 급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베트남 전체로는 매년 평균 10만 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약 1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뎅기열은 열대, 아열대 지방에 서식하는 뎅기 모기가 옮기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3∼14일간의 잠복기 이후 발열과 발진, 두통, 근육통, 관절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뎅기열 자체로 사망하는 사례는 거의 없지만, 피부 출혈반, 잇몸 출혈 등 신체 여러 곳에서 출혈이 생기는 ‘뎅기 출혈열’이나 혈압이 떨어지는 ‘뎅기쇼크 신드롬’이 나타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동남아 뎅기열 급속 확산…말레이·베트남 보건 당국 긴장
입력 2014-11-08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