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지난 9월 실종된 교육대 학생 43명이 갱단에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는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왔다.
헤수스 카람 멕시코 연방검찰 총장은 지역 갱단의 조직원으로부터 학생들을 끌고 가 살해한 뒤 시신을 불에 태워 강물에 던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사들'이라는 이름의 갱단은 지난 9월26일 아요치나파에 위치한 교육대 학생들이 시골 교사의 임용 차별 철폐를 주장하면서 시위를 벌이자 경찰과 함께 발포를 해 학생 등 6명을 숨지게 하고 43명을 끌고 갔다. 그럼에도 갱단과 유착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경찰은 학생들이 탄 버스에 총격을 가하는가 하면 43명의 학생을 붙잡아 갱단 조직원들에게 넘겼다.
갱단원들은 학생들을 이괄라 인근 쓰레기매립장으로 끌고 가 총으로 쏴 살해한 뒤 신원을 확인할 수 없도록 시신에 기름을 뿌리고 타이어와 장작 등을 쌓아 밤새도록 불에 태웠다. 이어 남은 뼈 등 유해를 부수고, 치아 등을 수습해 쓰레기봉투에 담은 뒤 강물에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용의자들이 학생들을 끌고 갔다고 진술하는 장면과 강둑 등에서 수사당국이 유해를 수습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카람 총장은 실종 학생들의 유전자와 유해를 대조하는 작업을 해야 하지만 불에 심하게 탔기 때문에 신원 확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의 발단은 학생 시위 당시 한 모임에 참석했던 호세 아바르카 이괄라 시장이 경찰에 진압을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바르카 시장은 부인이 하기로 한 연설에 학생들의 소요가 방해될까 봐 경찰에 진압을 지시했고, 경찰은 갱단과 함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지역 갱단과 유착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진 아바르카 시장 부부는 멕시코시티 근처에 있는 딸의 친구 집에 숨어지내다가 지난 4일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갱단의 조직원, 지역 정부의 관리 등 70여 명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민영 선임기자 mychoi@kmib.co.kr
“멕시코 실종 대학생 43명 갱단에 피살” … 검찰 “시신 불태운 뒤 강물에 던져” 진술 확보
입력 2014-11-08 11:13 수정 2014-11-08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