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도전하는 강정호, 김광현, 양현종… 이들에게 門 열릴까

입력 2014-11-07 17:46
강정호(넥센), 김광현(SK), 양현종(KIA)은 류현진(LA 다저스)에 이어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수 있을까.

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경우 비공개 입찰을 통해 최고 응찰액을 써낸 구단과 한국의 현재 소속구단이 협상하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포스팅된 선수에 대해 4일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신청을 받게 된다.

지난달 27일 메이저리그 도전을 공식선언한 김광현은 현재 MLB 사무국에서 포스팅 공시를 마친 상태다. 오는 11일 오전 6시(한국시간)가 마감 시한이다. 이에 비해 다른 두 선수는 아직 구체적인 절차를 밟지는 않고 있다. 다만 양현종은 18일 포스팅 신청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강정호는 한국시리즈를 마친 뒤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들에 대해 미 언론들도 메이저리그 입성 가능성을 전망하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3인방 중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강정호다. 강정호는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칼럼니스트 키스 로가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FA) 가운데 랭킹 15위로 뽑을 정도다. 그는 강정호의 포스팅 비용으로 최소 1500만 달러(161억원)라고 구체적인 금액까지 예상했다.

낙관적인 소식만 들려오는 것은 아니다. 다리를 드는 강정호의 타격 폼과 수비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현지 언론도 꽤 있다. 한국보다 리그 수준이 높은 일본 출신 선수 가운데 메이저리그에서 내야수로 성공을 거둔 사례가 없었던 것도 이런 의문에 힘을 실어준다.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한 투수 크리스 니코스키는 7일 폭스 스포츠에 실은 칼럼에서 “강정호는 미국에서 유격수보다 3루수가 어울릴 것 같다”며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으로 500만~800만 달러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광현과 양현종도 전망이 나쁘지는 않다. 둘 모두 좌완 투수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발이 아니더라도 불펜에서의 활용폭이 넓다. MLB닷컴은 6일 두 선수에 대해 FA시장에서 스타 영입에 실패한 팀들의 2차 영입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의적인 평가도 있다. 지난 4일 야후스포츠의 유명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은 올 겨울 주목해야 할 FA 165명의 순위와 전망을 제시하면서 강정호를 33위에 놓은데 비해 김광현을 116위로 평가했다. 파산은 “김광현이 부상 전에는 한국에서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했지만 지금 그에게 구원투수 이상을 기대한다는 것은 너무 많은 위험부담이 따른다”고 말했다. 니코스키 역시 김광현의 구종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단조로운 점을 들어 불펜에 적합하다고 했다.

양현종의 경우 제대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던 만큼 아직까지 현지 평가가 많이 나오진 않았다. 뉴욕 데일리뉴스가 5일 스카우트의 말을 빌려 “양현종은 메이저리그 3선발이 가능한 수준”으로 밝힌 반면, 리버애비뉴블루스는 7일 “류현진이나 김광현과는 달리 양현종은 한국프로야구의 적통을 이을 만한 슈퍼스타는 아니다”며 제구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