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갑질이다”… 서울시 산하기관 ‘을의 항변’

입력 2014-11-07 09:44

“어제 서울시 A부서에서 자료를 요청해서 보냈는데 오늘은 B부서에서 유사한 자료를 만들어서 보내라고 하네요. 도대체 일은 언제 합니까?”

“회의를 하면 뭘 합니까? 일방통행식으로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지시만 하는데 기관이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주세요.”

서울메트로, SH공사, 서울의료원,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서울시 산하 17개 투자·출연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서울시와 시 공무원의 부당한 갑(甲) 행위에 대해 애로사항을 표출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서울시는 7일 오후 2시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투자·출연기관 을(乙)의 항변대회’를 개최한다. 이는 시가 지난 8월 공직혁신대책 2탄으로 발표한 ‘甲乙관계 혁신대책’의 후속조치다.

서울시는 산하 투자·출연기관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공유함으로써 시와 시 산하기관 간의 불합리한 갑을관계를 개선하고 협업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항변대회는 전체 17개 투자·출연기관 ‘乙의 항변’ PPT 발표와 5개 투자·출연기관의 ‘甲乙관계 혁신대책’ 발표로 진행된다. 먼저 ‘乙의 항변’에선 여러 기관이 공통적으로 경험한 부당한 갑의 행위와 기관에서 수행하는 업무 성격에 따라 벌어지고 있는 갑의 행위 등 다양한 의견이 제기될 예정이다. 또 기관별 애로사항도 개진한다.

서울시는 이날 제기된 문제점들을 민간 전문가, 투자·출연기관, 서울시 주관부서 관계자 37명으로 구성된 ‘갑을관계 혁신 거버넌스’에서 집중 논의해 부당한 갑의 행태가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