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 '한국 명단편 101선' 3년만에 연재 끝내 "한국문학은 생명력 가진 문학이지요"

입력 2014-11-06 20:29

1962년 등단해 반세기 넘게 집필 활동을 해온 소설가 황석영(71)이 한국문학에 대해 한마디 했다. “작가란 무엇인가. 소설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이러한 정경과 기록은 저 어둡고 캄캄했던 식민지에서부터 시작되어 현재에 닿는 기록이며,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기를 넘어서 다시 시작해야 할 또 다른 출발점이다. 한국문학은 그런 생명력을 가진 문학이다.”

그는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 3년 동안 연재한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선’을 지난 5일 끝내면서 “한국문학은 생명력을 가진 문학”이라고 정의했다. 2011년 11월 11일 염상섭의 ‘전화’로 연재를 시작한 그는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이상의 ‘날개’ 등 근대 단편소설부터 김영하의 ‘흡혈귀’, 김애란의 ‘서른’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101편의 단편소설을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냈다.

‘황석영의 한국 명단편 101선’은 원래 100편으로 기획됐으나 소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 편이 늘어 101편으로 연재를 마무리하게 됐다. 그는 연재를 끝내면서 “여기 사는 사람들의 삶이 지속되는 한, 그리고 기억의 서사가 맞다면 소설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백 편을 채우고도 넘치고 남아서 백한 번째의 소설에 도달한 것은 새로운 출발의 의미”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애란의 ‘서른’을 읽었다는 그는 “나는 무엇이 되었든 당대와 현존이 가장 힘이 있다는 사실을 젊은 김애란의 소설에서 재삼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우리에게 지금의 세계를 어떻게 보느냐고 묻는다면 ‘새들이 일제히 날아올라 허공을 맴돌고 있는 때’라고 답하겠다. 그러고는 우리의 작업이 ‘새들이 다시 내려앉는 것’에 관여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대답할 것”이라는 연재를 마무리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