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이슈화 안 되게 대응하라”는 정부 문건 드러나

입력 2014-11-06 14:08
독도 전경. 국민일보DB

정부가 지난 1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독도 입도(入島)지원센터 건립 관련 관계장관 비공개회의에서 입찰 공고 철회로 입도 시설 백지화를 결정한 뒤 “공고 취소에 따른 대응 논리를 마련하고 이슈화가 되지 않도록 지역 국회의원 등에 초기 대응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문화일보가 6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정부는 관계장관 회의 후속조치 문건에 “회의결과 공고 취소에 따른 대응 기조는 안전관리, 환경, 문화재 경관 등에 문제점 또는 추가 검토할 사항이 있어 보류로 ‘설정’했다”고 명시했으며 “구체적인 사항은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외교부가 공동으로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문건에 따르면 정부는 “이해관계자 설득 등 대응을 위해 이미 정한 대응 기조에 따라 관계부처가 ‘원보이스(한 목소리)’로 대응하라”며 “이슈화가 되지 않도록 해수부 장관이 경북도 및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설명 등 초기대응을 하라”고 밝혀 사실 은폐 및 로비까지 지시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정부는 또 올해 책정된 예산 30억원 전용 방안과 관련,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사업 대안 및 다른 사업 전환 등을 포함해 세부방안을 마련하라”며 “내년도 예산에 국회가 다시 반영하지 않도록 대응할 것” 등 치밀한 후속대책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국무총리실은 앞서 5일 해명자료를 내고 “독도 입도시설 건설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독도 입도지원센터는 안전관리, 환경, 문화재 경관 등과 관련해 추가 검토가 필요해 입찰공고를 취소한 것으로 이 외에 결정된 바는 없으며 추가 검토를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발표해 국민을 우롱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이 정권의 정체성은 도대체 뭘까? 보수라고 하면 주권 특히 군사주권과 영토주권을 가장 우선시하는데 일본이 무서워 독도에 입도시설을 포기한 것과 작전권을 사실상 영구히 포기한 것을 보면 보수는 아닌 것 같고, 권력을 사익추구의 도구로 삼는 양아치들에 불과한 것 같다.” “내 나라 내 땅에 편의시설을 짖는데 왜 일본 눈치를 봐야 하는지 참 한심하다. 아직도 일제시대로 착각하는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