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소비심리가 세계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외식과 의류 구입을 자제한다는 소비자도 많았다.
글로벌 정보분석기업 닐슨이 세계 60개국 3만명의 온라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3분기 소비자 신뢰 및 지출의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의 소비자 신뢰지수는 52로 조사대상국 중 57위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한국의 2분기 소비자 신뢰지수는 53이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소비자의 소비 심리와 향후 경제전망을 예측하는 척도다. 100이 넘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낙관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한국의 경우 소비자 신뢰지수는 최하위 수준으로 조사대상국 중 한국보다 소비자 신뢰지수가 낮은 국가는 이탈리아(47), 크로아티아(49), 세르비아(51) 세 나라뿐이었다.
반면 인도는 2분기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지만 2분기 연속 1위(126)에 올랐다. 인도네시아(125)가 2포인트 상승하며 2위를 기록했고 필리핀(115), 태국(113), 아랍에미리트(112)가 5위 안에 들었다.
또 세계 소비자 신뢰지수가 지난분기보다 1포인트 오른 98을 기록하는 등 전체 대륙별로 소비자 신뢰지수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지난 분기 대비 1포인트 상승한 107을 기록했고, 북미도 4포인트 상승한 107로 낙관적 전망이 많았다. 이어 중동·아프리카(96), 남미(91), 유럽(78)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응답자의 87%는 향후 1년 간 일자리 전망이 ‘나쁘거나 좋지 않다’고 답했다. 지난 분기(90%)에 비해 다소 줄긴 했지만 비관적인 전망이 강했다. 현재 한국이 경제적 불황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87%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1년 안에 불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도 59%의 사람들이 부정적이다고 답변했다.
소비심리가 위축으로 한국 소비자들은 ‘덜 먹고 덜 쓰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비 절감을 위해 소비자들이 구체적으로 취한 행동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외식비 절감’이 52%로 가장 많았고, 의류 구입 자제가 48%로 그 뒤를 이었다. ‘더욱 저렴한 식료품 브랜드 제품 구입’도 43%였고, ‘가스와 전기세 절감’도 40%로 조사됐다.
닐슨코리아 신은희 대표이사는 “글로벌 상승세에 역행하는 한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하향 곡선을 반등시키기 위해선 내수 부진이 더욱 장기화되지 않도록 효과적인 정책 실행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한국 소비자 소비 심리 세계 최하위 지속… 덜 먹고 덜 입는다
입력 2014-11-06 1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