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살 아이 손목을 노끈으로 묶어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인천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경찰 놀이를 한 것인데 뭘 그러냐”, “그 아이가 원래 문제아였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서부경찰서는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지난달 22일 자신의 아들 손목을 노끈으로 묶어놔 밤에 이불에 오줌을 싸는 등 불안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학부모 A씨(29)의 신고를 받고 서구 청라동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들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5일 이 같은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고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경찰 놀이를 한 것일뿐 언론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쓴 것”이라고 거짓말로 둘러대며 어린이집 문을 닫겠다는 가정통지문을 발송했다.
이 어린이집에 다닌다는 한 학부모는 이날 오후 국민일보에 전화를 걸어 “당장 어린이집이 문 닫게 생겼는데 이사를 갈 수도 없어 일곱 살 딸을 어디다 맡겨야 할지 막막하다”며 이런 사실을 전했다.
그는 “원장한테 몇 번이나 찾아가 항의했는데 원장은 (피해를 당한) 아이가 산만하고 문제아여서 그렇게 한 것인데 괜히 언론에서 난리를 친다”며 “피해 아이 학부모가 1년치 생활기록들을 다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문을 닫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현재 어린이집 교사들이 1년 전 모두 새로 들어온 교사들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피해 아이 학부모가 경찰에 제출한 CCTV(폐쇄회로 TV)에는 아이가 장난을 치다가 교사의 얼굴을 밀치는 듯한 행동을 하자 교사가 교사실 서랍에 있던 끈으로 아이의 양 손목을 묶는 모습이 찍혀있다.
다른 교사도 주변을 왔다갔다 했지만 제지하지 않았다.
경찰 조사결과 교사가 사용한 끈은 어린이집 교구로 안에 철사가 들어있고 겉은 종이로 싸인 길이 32㎝, 지름 0.5㎝짜리의 일명 ‘모루’ 끈으로 확인됐다.
피해 아이는 사건 이후 아동보호기관에서 상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어린이집에 다닌다는 한 네티즌은 “우리 조카가 다니는 어린이집이다. 아이를 노끈으로 묶은 교사는 심각성을 모르고 ‘왜 안 되느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고 글을 올렸다.
다른 어린이집에서도 이러한 방식으로 아이 손목을 묶어놨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순간 헉 놀랬네요. 우리 아이가 작년에 집에 와서 계속 친구 손목을 선생님이 묶어둔다고 이야기해서 그럼 넌? 하고 물으니 자긴 한번 묶었다고. 아!! 그땐 어린이집 뒤집어 놓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이렇게 기사로 나오니 저런 쌤(선생님)들이 한 둘이 아닌 모양이구나. 그 때 이후로 우리 아이 틱 증상까지 생겨서 치료하느라 애 먹었는데. 쌤들도 사람인거 아는데 훈육을 할 땐 아이 입장에서 상처가 될 만한 건지 다시 한번 생각해봤음 하네요.”라고 글을 올렸다.
다른 네티즌들은 “얼마나 아이를 자주 묶었으면 아이가 알아서 두 손을 내밀고 있냐. 다른 교사들, 원장 다 수사해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CCTV를 공개해서 엄마들이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래야만 저런 보육교사가 안 생겨날 듯합니다. 아동학대를 저지른 보육교사는 자격을 정지시켜야 돼요.” “우리나라 정말로 솜방망이 처벌이라 이런 일 계속 일어날 것이다. 법조인들 당신 가족이 이렇게 당하면 솜방망이 처벌할 건가?”라며 분노를 쏟아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
[속보] 인천 어린이집 원장의 황당한 궤변 “경찰놀이한 것뿐?”
입력 2014-11-06 11:17 수정 2014-11-06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