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재판 없이 13년 동안 갇혀 있던 쿠웨이트 국적 알카에다 전 대원이 풀려났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관타나모 수용소 수감자 재평가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파우지 알오다(37)를 석방했다. 수감자 재평가위원회는 알오다가 고도의 훈련을 받은 지도자급 대원이 아니라서 더는 관타나모 수용소에 가둬둘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재평가위원회는 “알오다가 폭력을 자행한 극단주의 무장 세력에는 가담하지 않았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수감 생활도 모범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그의 석방에는 쿠웨이트 정부의 신원 보증과 함께 가족의 탄원도 석방 결정에 한몫했다.
알오다의 아버지는 평범한 교사인 아들이 현상금을 노린 밀고자의 잘못된 제보로 알카에다 대원이라는 누명을 썼다고 그동안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지난해 활동을 시작한 관타나모 수감자 재평가위원회가 수감자 석방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2년 2월부터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갇혀 지낸 알오다는 미국과 쿠웨이트의 협정에 따라 쿠웨이트 교정 시설로 옮겨져 1년 정도 복역한다.
알오다의 변호사 에릭 루이스는 “알오다는 비통해하거나 분노하지 않으며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에 들떠 있고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타나모 수감자가 풀려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탈레반에 붙잡힌 미군 육군 보위 버그달 상병과 교환하느라 관타나모 수감자 5명을 석방한 이후 6개월만이다. 알오다가 풀려나면서 관타나모 수감자는 148명으로 줄었다.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풀려난 수감자는 알오다를 포함해 79명으로 늘었다.
폭스뉴스는 2011년 이후 관타나모에서 석방된 20∼30명 중 상당수가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테러리스트 단체에 가담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관타나모 13년 수감… 쿠웨이트 국적 알카에다 전 대원 석방
입력 2014-11-06 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