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의 굴욕’…위성TV채널서 영구 제외 가능성

입력 2014-11-06 10:21
애틀란타에 있는 CNN본사. 두산백과 제공

뉴스 공급처 다양화와 매체 영향력 악화 등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24시간 뉴스 채널 CNN을 위성TV 채널에서 영원히 볼 수 없게 될 분위기다.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방송콘텐츠 가격 인상를 인상한 콘텐츠 공급자와 소비자 불만으로 비용 절감에 나선 위성TV 사업자 간 분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LA타임스는 5일(현지시간) CNN이 위성TV 사업자인 디시 네트워크에서 영구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찰리 어겐 디시 네트워크 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20년 전만 해도 CNN은 ‘필수 채널’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유료 TV 공급자들은 이제 방송콘텐츠 비용 상승에 맞서 송출 채널을 선택해야 하는 시점에 왔다”고 밝혔다.

어겐 회장은 또 “10년 전만 해도 큰 선거를 앞두고 CNN 채널을 제외하는 것은 재앙에 가까운 행위였겠지만 이제 뉴스 소스가 다양해지면서 CNN을 제외해도 떨어져 나가는 가입자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CNN이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를 찾지 못하는 한 더 이상 톱(Top)-10 채널에 끼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시 네트워크는 지난달 20일부터 자사 네트워크에서 CNN·CNN스패니시·카툰 네트워크·부메랑·HLN·트루TV·터너 클래식 무비 등 7개 방송채널을 제외시켰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 가입자 1400만명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9월에는 또 다른 위성TV 사업자인 디렉TV와 방송콘텐츠 공급자인 레이컴 미디어 간 갈등으로 1주일 동안 레이컴 미디어의 방송프로그램들이 나가지 못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쟁은 월 시청료가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 비난에 케이블·위성TV 사업자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콘텐츠 공급자들은 방송콘텐츠 비용 인상에 나선 상태다.

신문은 미국 내 방송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유료 케이블·위성TV 사업자와 방송콘텐츠 공급자 간 분쟁이 점점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AT&T와 버라이존 등의 이동통신사들은 방송콘텐츠를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전화와 함께 묶은 결합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유튜브 등도 자체 방송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