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 지점)의 경영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6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은 지점의 총 당기순이익은 2009년 2조4000억원을 기록한 뒤 매년 줄어들고 있다. 2010년 1조5000억원으로 감소한 당기순이익은 2011년 1조3000억원, 2012년 1조원, 2013년 9000억원으로 줄었다.
그동안 외은 지점들이 낮은 조달금리로 본국에서 돈을 들여와 외화대출과 국내채권 투자로 짭짤한 이자수익을 올렸다. 실제 외은 지점의 이자순익은 2007년 4000억원에서 2008년에는 1조8000억원으로, 2009년에는 2조6000억원으로 뛰었다.
한국 외환시장이 급격한 자본 유출로 출렁이면서 외은지점들은 2009년 한 해에만 환율·파생상품 관련 거래로 1조8000억원의 순익을 거두기도 했다.
2009년 순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외은지점은 HSBC(3261억원), JP모건체이스(2288억원), BNP파리바(2032억원), 미쓰비시도쿄UFJ(2027억원), 크레디트스위스(1953억원), 도이치(1419억원), ING(1359억원), 미즈호코퍼레이트(1219억원), BOA(1087억원), DBS(1085억원) 등 10곳에 달했다.
그러나 2008∼2009년 이후 외은지점의 실적은 추락했다. 2013년 기준 외은 지점의 이자 순익은 1조6000억원으로 2009년(2조6000억원) 대비 38% 수준으로 급감했다. 환율·파생상품 관련 이익은 2010∼2013년 연평균 427억원의 순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시장의 변동성이 작아지고 외환·파생 분야의 경쟁이 격화하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정부가 급격한 외화 유입을 막고자 2010년 선물환포지션 한도 규제와 2011년 외환건전성부담금 제도를 도입한 것도 단기차입자금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외국은행 국내지점 4년간 순익 60% 급감
입력 2014-11-06 10:51 수정 2014-11-06 1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