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20대 부부가 기독교 신앙 때문에 고문을 당한 뒤 벽돌가마에서 불에 타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파키스탄 펀잡에 사는 샤흐자드 마시와 샤마 마시 부부는 4일(현지시간) 수백 명의 군중에 의해 처참히 살해당했습니다. 코란을 태웠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를 들은 마을 사람들이 부부의 집으로 몰려가 문을 부수고 부부를 밖으로 끌어낸 뒤 고문을 하고 가마에 집어넣어 죽였다는 건데요. 믿기 힘든 이 살해 과정은 현지 경찰이 확인한 사실입니다.
20대 중반의 부부는 벽돌을 생산하는 가마 공장에서 일했다고 합니다. 4명의 자녀를 두었고요. 하지만 코란을 불태웠다는 혐의를 뒤집어쓰면서 비극은 시작됐습니다.
어느 날 공장 휴지통에서 불탄 코란이 발견됐는데요. 사람들은 부부를 의심했습니다.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 하나 때문입니다. 이슬람 지도자들이 선동적 발언을 하면서 사람들을 모았다고 합니다. 한데 모인 사람들은 흥분했고 부부에게 몰려가 일을 저지른 겁니다.
경찰이 사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부부는 이미 완전히 불에 탄 후였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최소 460명이 관련돼 있다며 48명이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혐의자를 조사한다는 방침입니다.
부부에게 돈을 빌려간 공장주가 부부에게 엉뚱한 혐의를 씌운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파키스탄과 같은 이슬람국가에서는 신성모독을 했다는 이유로 중형에 처해지는 것은 물론 법의 심판을 받기도 전에 군중들이 마녀사냥을 벌이는 일이 허다하다고 합니다.
펀잡의 고위 관료는 이번 사건을 철저하기 조사하기 위해 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고 경찰은 기독교 마을 주변 보안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은정 기자, 사진=파키스탄투데이 홈페이지 sej@kmib.co.kr
”코란 태웠지?” 흥분한 400명, 20대 부부 펄펄 끓는 가마에…
입력 2014-11-05 1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