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일 공식 매체를 동원해 대북전단(삐라) 살포 문제를 비난하면서도 남북 고위급 접촉 무산을 공식 선언하는 데는 주저하고 있다. 우리 이미 지난 2일 북한보다 먼저 무산을 공식화한 상태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논평에서 지난달 31일 경기도 포천에서 남한의 한 탈북자단체가 삐라를 살포한 사실을 거론하며 “남조선 당국은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는 삐라 살포 행위를 묵인, 조장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모처럼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의 기회를 차던졌다”며 고위급 접촉 무산을 우리 정부 탓으로 돌렸다.
통신은 “삐라 살포 놀음의 주범은 바로 괴뢰 당국자들”이라며 “이런 자들과 그 무슨 대화를 하고 북남관계 개선을 논의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에 삐라 살포 중단에 나서달라고 압박하는 한편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그러나 중앙통신 논평은 “남조선 괴뢰들에 의해 지금 일정에 올랐던 북남 고위급접촉 개최의 전도가 위태롭게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고위급 접촉의 ‘완전한 무산’을 선언하지는 않았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북한 연일 회담무산에 '삐라' 탓
입력 2014-11-05 1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