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학생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선배가 사용했던 참고서 등 책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학교서점’ 운영을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강원도 원주협동조합경제네크워크는 원주고등학교 1~2학년 18명이 내년 3월에 ‘소coop(쿱)놀이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이 구상한 협동조합 아이템은 선배들이 사용했던 참고서 등 책을 기증받아 정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학교서점이다.
자본금, 운영인력, 장소 등 세부 계획은 수능 이후 기증 수량 등을 보고 학교 측과 협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학교서점이 설립되면 강원지역 최초의 고등학생이 조합원인 협동조합으로 기록된다.
소쿱놀이 협동조합은 학교서점 운영 결과에 따라 홍보대행, 음반 판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동조합 설립 계획은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협동조합을 주제로 개설한 지역특화 교육과정이 바탕이 됐다.
소쿱놀이 협동조합 동아리 회원 모두는 이 과정을 통해 정의, 역사, 운영 원리, 설립 절차 등 협동조합의 모든 것을 배운 고등학생이다.
원주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이승현(41) 사무차장은 “학교 현장을 가장 잘 아는 학생들이 오랜 시간 토론을 거쳐 도출한 아이템인 만큼 성공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 된다”며 “학생들이 대학입시나 진로탐색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원주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임석홍(17) 소쿱놀이 협동조합 회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자마자 쓰레기장에 버려지는 참고서 더미를 보고 창안했다”며 “학교서점은 선·후배 관계, 부모 부담 경감 등 여러 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선배들이 쓰던 책 받아 판매 …원주고 학생들 ‘학교서점’ 협동조합 눈길
입력 2014-11-05 1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