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챔피언스리그서 2골 ‘첫 멀티골’

입력 2014-11-05 11:02

손흥민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2골을 터뜨리며 레버쿠젠을 구했다.

손흥민(22·레버쿠젠)은 5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페트로프스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니트와의 2014-2015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리그 4차전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의 2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부상 선수들이 속출한 레버쿠젠은 러시아 원정경기에 대한 부담이 컸다. 하지만 손흥민의 원맨쇼 덕분에 조 선두 자리를 지킨 동시에 조 1위로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레버쿠젠은 승점 9를 기록해 모나코(5점), 제니트, 벤피카(이상 4점)를 여유있게 따돌린 상태다.

전반전 몇 차례 위협적인 공격으로 예열을 마친 손흥민은 후반전에 그야말로 맹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3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완성도 높은 패턴 플레이를 통해 오른발 중거리 슛을 때려 제니트의 골망을 흔들었다. 그리고 5분 뒤인 후반 28분에는 스테판 키슬링의 패스를 한 박자 빠른 왼발 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기록했다. 이후 2점차 리드를 앞세운 레버쿠젠은 후반 45분 호세 살로몬 론돈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2대 1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유럽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경기서 손흥민에게 양 팀을 통틀어 최고 평점인 9.1을 부여했고, 이날 경기의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했다. 8점대를 받은 선수도 없어 손흥민의 대단한 활약상을 알 수 있다. 손흥민 다음으로 높은 평점을 받은 선수는 팀 동료 슈테판 키슬링으로 7.8점을 받았다. 레버쿠젠의 로저 슈미트 감독은 “손흥민은 큰 잠재력을 가졌다. 오늘 보여준 좋은 경기에 대해서는 감탄할 수밖에 없다”면서 “손흥민은 성장하고 있으며 더 꾸준해지고 있다”며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팀이 전반에는 정신이 없었지만 그게 경기의 전부는 아니었다. 후반에 좋은 모습을 보였다”며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겼다. 이번 승점 3 획득은 매우 중요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해외 언론 역시 손흥민에 대해 찬사를 퍼부었다. 골닷컴은 “한국의 스타 손흥민이 2골을 터뜨리며 레버쿠젠의 영웅이 됐다”며 “제니트는 론돈의 만회골로 영패를 면했지만 손흥민의 2골에 일찌감치 데미지를 입었다”고 평가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