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내년부터 채용제도 전면 개편한다

입력 2014-11-05 10:34 수정 2014-11-05 14:02
삼성그룹이 내년부터 채용제도를 전면개편한다. 사진은 지난달 SSAT를 치른 학생들이 시험장을 나서는 모습.

삼성그룹이 20년 만에 서류전형을 부활하는 등 채용제도를 전면 개편했다.

삼성은 5일 양한 직군별 직무 역량 평가를 위해 직무적합성 평가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원자가 제출한 에세이와 직무관련 수상경력, 전공 등을 고려해 1차 서류 통과자를 거르는 방식이다. 직무적합성 평가에서 탈락하면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치를 수 없다. 1995년 ‘열린 채용’이란 이름으로 폐지된 서류전형이 20년 만에 다시 부활한 셈이다.

삼성의 채용 단계는 기존의 ‘SSAT-실무면접-임원면접’ 3단계에서 ‘직무적합성 평가-SSAT-실무면접-창의성면접-임원면접’의 5단계로 복잡해졌다. 직무적합성 평가에 대해 삼성은 “출신대학이나 학점 등의 이른바 스펙을 보는 일반적인 서류전형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직무적합성 평가는 직군별로 필요한 직무역량 중심으로 평가하며 출신대학 등 직무와 무관한 스펙은 일절 반영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한 해 9000명 가량 뽑는 삼성그룹의 신입사원 공채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에 매년 20만명의 지원자가 몰리면서, 대학입시처럼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는 등 사회적 부담이 가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연구개발과 기술, 소프트웨어 직군은 전공능력 위주로 평가한다. 영업직과 경영지원직은 전공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직무적성위주로 평가해 평소하고 싶은 직무에 대해 성실히 준비한 인재를 선발할 예정이라고 삼성은 설명했다.

SSAT도 다양한 직군별 특성을 반영하여 보완하기로 했다. 연구개발, 기술직군은 전공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전공을 충실히 이수한 지원자에게 상당한 가점을 주어 SSAT의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소프트웨어직군은 SSAT 대신 일종의 실습과 같은 ‘소프트웨어 역량테스트’를 도입해 프로그래밍 개발능력(코딩+알고리즘)이 우수한 지원자를 선발하기로 했다. 삼성관계자는 “SSAT 성적이 좋다고 꼭 일을 잘 하는게 아니다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며 “실습 등을 통해 전공쪽으로 지식이 필요한 분야의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또 창의적인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창의성 면접을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창의성 면접은 지원자와 면접위원의 토론 방식으로 진행되며 이를 통해 지원자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논리전개 능력을 평가하기로 했다. 다양한 직군별 직무역량을 평가하기 위해 면접방식과 내용 및 시간을 직군별로 차별화할 계획이다.

개편된 채용제도는 지원자들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2015년 하반기 공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