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조폭 얼마나 많길래… 대구서만 96명 적발

입력 2014-11-05 09:38
박모(44)씨는 집 근처에 있는 시장 상인들에게는 깡패로 통했다. 폭력 등 전과 26범인 그는 폭력조직에 속해 있지는 않았지만 ‘동네조폭’이었다.

그는 올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술에 취해 여러 차례 흉기를 들고 돌아다니며 행인들을 위협하거나 상인들에게 속칭 ‘삥’을 뜯는 등 행패를 부리다가 최근 구속됐다.

5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9월 3일부터 대구 시내 동네조폭에 대한 집중단속을 하면서 박씨처럼 동네 영세상인 등을 대상으로 행패를 부리거나 돈을 뜯다가 걸린 사람은 단속 60일째인 이달 1일까지 모두 96명이다. 매일 1명 이상의 동네조폭을 검거한 것이다.

검거된 동네조폭 가운데 30명은 구속됐다. 이틀에 1명 꼴로 구속된 셈이다.

지난해 일반 폭력사범의 구속률이 0.68%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동네조폭의 구속비율(31.2%)은 월등히 높다.

단속 초기 보복이나 자신의 위법행위가 드러날 것을 두려워해 신고를 꺼리던 영세상인이나 자영업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경찰이 강력한 단속 의지를 보이고, 가벼운 업태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면제해주기로 하자 신고는 줄을 이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은밀하게 활동하는 진짜 조폭보다 동네조폭이 서민 생활에 더 큰 해가 된다고 판단해 경찰서별로 전담팀을 운영하면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며 “피해자와 담당형사 사이에 핫라인을 구축해 피해 여부를 계속 확인하는 등 재발방지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남호철 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