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살아나자 동부 승률 ‘쑥쑥’…김주성·윤호영·사이먼 앞세워 3위 올라

입력 2014-11-04 22:47
지난달 30일 오후 원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인천 전자랜드 경기에서 동부 김주성이 수비를 피해 슛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부산성’은 철옹성이었다. 2011~2012 시즌 원주 동부는 정규리그 54경기에서 무려 44승을 거뒀다. 당시 동부는 ‘수비 농구’로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다. 평균 실점이 67.9점(1위)에 불과했다. ‘김주성(35·205㎝)-윤호영(30·197㎝)-로드 벤슨(30·207㎝)의 트리플 타워는 상대 선수들에겐 넘기 힘든 벽이었다.

그러나 이후 동부산성은 무너졌다. 윤호영이 2012~2013 시즌 입대한데다 벤슨마저 창원 LG로 떠난 탓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홀로 남은 김주성은 부상으로 정규리그 54경기 가운데 33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동부는 2012~2013 시즌 평균 실점 76.2점(8위)을 기록하며 리그 7위에 그쳤다. 지난 시즌엔 경기당 평균 77.4점(10위)을 허용하며 최하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시즌 동부산성이 재건되고 있다. 동부는 10경기를 치른 현재 평균 실점이 64.4점(1위)밖에 되지 않는다. 수비의 핵심인 김주성과 윤호영이 2011~2012 시즌 이후 처음으로 함께 시즌을 시작한데다 데이비드 사이먼(32·204㎝)이 가세한 덕분이다. 원주는 새로운 트리플 타워를 앞세워 7승3패로 3위에 올랐다. 지난 3일엔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5대 76 승리를 거두고 2012년 1월 13일 이후 무려 1025일 만에 5연승을 기록했다.

김영만 동부 감독은 경기 후 “우리 팀이 이기려면 무조건 수비밖에 없다”며 “오늘 승리도 후반에 지역 방어가 잘 통했기 때문”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주성도 “사이먼이 들어오면서 도움 수비를 가야 할 범위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게다가 나와 (윤)호영이, (박)지현이는 워낙 오래 손발을 맞춘 사이라 지역 수비 호흡이 잘 맞는다”고 철벽수비의 비결을 밝혔다.

2년차 두경민과 신인 허웅 등 젊은 선수들의 전면 압박수비도 칭찬받을 만하다. 이들이 지역방어 패턴에 녹아들면 동부의 수비는 한층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