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조씨, 국내 일반인 최초 ‘세계 7대륙 최고봉’ 등반 도전

“14년을 이어온 긴 도전의 끝을 꼭 성공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덕유산사무소에 근무하는 손영조(48·사진)씨는 오는 10일 오세아니아의 최고봉인 칼스텐츠(해발 4884ｍ) 출정 길에 오른다. 계획대로 10여일 뒤 등정에 성공하면 손씨는 우리나라 일반인 최초로 ‘세계 7대륙 최고봉’에 모두 오르는 꿈을 이루게 된다.

그는 2001년 유럽 최고봉 엘부르즈(5642ｍ) 등정을 시작으로 이미 6개 대륙 최고봉에 올랐다. 2003년 남미 아콩카구아(6959ｍ), 2004년 북미 매킨리(6194ｍ), 2005년 아프리카 킬리만자로(5898ｍ), 2008년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8848ｍ), 2011년 남극 빈슨메시프(4895ｍ)까지 모두 그의 발아래 있었다.

남원이 고향인 손씨는 어린 시절 지리산에 자주 오르며 산과 정을 나눠왔다. 대기업에 취업했지만 산이 좋아 국립공원관리공단으로 이직했다. 국내 유명 산을 차례로 돌아보던 그는 어느 날 7대륙의 최고봉에 올라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모두가 무모하다고 했지요. 그러나 평범하지 않은 목표를 세워 차근차근 이뤄나가고 있습니다.”

손씨는 다행히 그동안 자신은 물론 같이 간 동료들도 크게 다치지 않고 귀국했다고 고마워했다.

하지만 매킨리에 오를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 기상이 워낙 나빠 캠프에서 대기 시간이 길어졌다. 휴가 기간에 맞추려고 혼자 등반을 강행했다. 등정에는 성공했지만 하산 때 크레바스(만년설이 갈라져 생긴 좁고 깊은 틈)에 하반신이 빠져 죽음의 위기를 맞았다.

손씨는 “지금까지 노심초사하며 응원하고 희생해 준 아내와 아이들, 직장 동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꼭 성공해 은혜에 보답하겠다. 다음 계획은 산에 올라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무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