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인천 일가족이 수도권 일대에 아파트와 빌라 등을 15채나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인천 남구의 한 다세대주택 안방에서 이모씨(51)와 부인(45), 중학교 1학년생인 딸(13)이 숨져있는 것을 담임교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안방에선 타다 남은 연탄과 이씨 부인과 딸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 5장이 발견됐다. 이씨의 부인은 ‘언제나 돈이 없어 마이너스 통장을 쓰며 살다 끝내 마이너스 인생으로 가는구나. 점점 마이너스는 늘고 보험대출은 다 차고 나락으로 떨어져 추한 꼴 보기 전에 가련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딸은 아빠에게 ‘나랑 엄마랑 먼저 갔다고 너무 슬퍼하지 말고, 미안해하지 마’라는 부탁과 함께 담임교사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놓았다. 경찰은 이씨의 부인과 딸이 먼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뒤늦게 이를 확인한 이씨도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이씨는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자신의 명의로 된 아파트와 빌라 등을 서울과 인천에 15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4일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직장 생활을 해 일정 수입이 있었다는 점과 “이씨가 부동산 경매 사업을 벌인 것 같다”는 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들 가족의 부채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이들이 기초생활지원대상자가 아닌 데다 긴급생활지원을 받지 않은 점을 들어 은행 등의 과다한 빚에 허덕이다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망자들에게 미안하지만 15채를 보유했다면 지금은 세를 준 건데 그럼 그 집은 깡통주택일 것이고 세를 사는 사람들은???” “집 한 두채 정도는 이해를 합니다. 15채라니 얼마나 큰 부자가 되고 싶었으면 저런 일들을 하나? 더 심한 부자들도 많을 거다. 돈 없는 사람들 집 살려면 고생하는 줄 뻔히 알면서….” “생활고가 아니라 부동산 투기실패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무책임한 언론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결국 잘못한 부동산 정책이 일가족의 자살을 부른 셈인가?”라고 질책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부동산 구입하라고 홍보한 정부의 책임이 크네. 집 사라고 그렇게 하더니, 은행금리도 내려준다고 하더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참 이해를 할 수 없네. 15채의 가격이 얼마나 되고 마이너스를 얼마나 대출받았는지 소상히 기사 쓰면 안 될까.” “15채 보유한 가족들이 마이너스 통장으로 인한 자살이라….” “아니 초반에 뉴스는 허름한 15평 남짓 빌라에서 일가족 3명 생활고 비관해서 죽었다더니 그거 동정표 뉴스였어??? 대체 뭐가 진실이야?”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
인천 일가족 자살, 생활고 or 부동산 투기 빚부담 논란
입력 2014-11-04 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