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휴대전화 기본요금이 우리 돈으로 129원에 불과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북한 휴대전화 기본요금이 북한 돈 1000원으로 한 달에 200분의 기본제공 통화를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손전화(휴대전화) 한 달 기본요금이 조선 돈(북한 돈) 1000원인데 무료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북한 암시장에서 환율이 1달러 당 평균 8200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 돈 1000원은 약 12센트(129원)에 해당한다. 북한 당국이 2009년 화폐개혁 때 책정한 1달러 당 100원의 공시환율은 외환시세 급등으로 유명무실해져 현재 암시세인 1달러 당 약 8000원이 ‘비공식 환율’로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기본 통화량 200분을 다 쓰고 추가로 발생하는 요금은 훨씬 비싸다. 외화로 지불해야 하는데 100분 당 중국 돈 80위안(1만4000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차명 전화가 유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2대 치기’로 통화량이 많은 주민의 경우 타인 명의로 휴대전화 한 대를 더 개통해 매달 기본 통화량 400분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상인이나 무역부문 종사자들이 많이 활용한다.
북한 체신성과 이집트 통신회사인 오라스콤이 합작해 운영하는 ‘고려링크’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240만 명을 넘어섰지만 실제 사용자는 이에 못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급부로 휴대전화를 두 대씩 소유한 북한주민은 늘고 있다.
기본요금만 사용하는 주민이 많기 때문에 휴대전화 사업 수익금도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RFA는 “당초 요금을 저렴하게 정한 이유는 당국 간부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RFA는 함경북도 국경 인근에 거주하는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손전화 사업이 시작된 이후 대리점 직원의 생활수준이 향상됐다”며 “한 대 팔 때 중국 돈 50위안(약 8800원)씩 남겨 먹어도 상당한 수입이 된다”고 전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
[평양24시]북한 휴대전화 요금 129원-차명폰 유행
입력 2014-11-04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