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전 주한 미국대사가 이번 주부터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겸 6자회담 수석대표인 대북정책 특별대표직을 맡을 예정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두 사람은 오바마 정부 후반기 대북정책의 ‘중추’를 맡게 된다.
성 김 전 대사는 백악관 한반도담당 보좌관 출신 시드니 사일러 6자회담 특사와 함께 6자회담 재개 업무를 맡을 전망이다. 두 사람은 대니얼 러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데이비드 시어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 앨리슨 후커 백악완 한반도담당 보좌관 등과 협력하며 미국 정부 한반도팀의 핵심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두 사람 사이에 일정한 역할분담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성 김 전 대사는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지역문제 전반을 관장하고, 사일러 특사는 6자회담 업무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6자회담이 처음 열린 2003년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수석대표를 맡고 조지프 디트라니 6자회담 특사가 차석대표를 맡는 모델과 유사하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1기에도 모델은 비슷했지만 성격이 조금 달랐다.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미국 터프츠대학 플레처스쿨 학장으로 재직하며 부수적으로 6자회담 수석대표 업무를 담당했다. 6자회담 업무 전반은 당시 차석대표였던 성 김 6자회담 특사가 전담했다.
다만 교섭상대국 담당자의 직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중·일·러 4개국 6자회담 수석대표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차관급이다. 직급으로는 성 김 전 대사와 만나야 하지만 업무 특성상 사일러 특사와 더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러셀 동아태 차관보가 대북정책에 어느 정도 관여할지도 관심사다. 러셀 차관보는 직제상으로 대북정책 특별대표보다 높은 데다 오바마 행정부 1기부터 대북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한 만큼 일정 정도 대북정책에 개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성 김과 시드니 사일러… 대북정책에 어떤 역할 맡을까
입력 2014-11-04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