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임산부가 끔찍한 폭행을 당해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뱃속에 있는 아이는 살았습니다. 유가족은 말합니다. “이건 기적이에요.”
피올라 델가도 폴란코(21·사진)가 델라웨어주 뉴캐슬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입니다. 폴란코는 세 살 연상의 남자친구가 전날 휘두른 야구 방망이에 심하게 다쳤습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AP 등은 가정폭력으로 사망한 사건을 보도했습니다.
폴란코 뱃속엔 6개월 된 아이가 있었습니다. 의료진은 임산부인 폴란코를 살려내려 애를 썼을 겁니다. 하지만 폴란코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고 지난달 29일 세상을 등지고 맙니다.
의료진은 폴란코가 사망하기 전 아이를 제왕절개하기로 합니다.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던 날, 작고 예쁜 딸은 세상의 빛을 보았습니다. 엄마 품에 한번 안겨보지 못한 아이는 지금 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의료진은 “아이의 상황은 좋지 않지만 그래도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폴란코 유가족은 크라우드펀딩사이트 ‘고펀드미’에서 온라인 모금을 벌이고 있습니다. 2만 달러(약 2158만원)가 목표입니다. 기적적으로 살아난 아이의 치료비를 충당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족은 또 하나의 사용처를 밝혔습니다. “멕시코 출신인 폴란코의 장례를 멕시코에서 치르게 하고 싶네요.”
지난달 31일 시작된 모금에 3일 현재 1365달러가 모였습니다. 폴란코가 다시 살아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아이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기적이 제발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야구방망이 맞아 죽은 임산부, 뱃속 아이 생존 ‘기적’
입력 2014-11-04 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