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자 '에볼라 공포 엄습' 북한 방문기

입력 2014-11-03 20:34 수정 2014-11-03 20:37
사진=ⓒAFPBBNews=News1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자사 기자 타냐 브래니건의 북한 방문기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에 대해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브래니건은 북한 주민들이 에볼라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채 방송 매체를 통해 감염 사례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브래니건은 북한 당국의 취재 허락을 받고 일부 외신기자와 함께 방북했다. 북한 당국은 당시 에볼라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외국 관광객의 방문을 금지한 상태였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베이징 주재 스페인 사진기자의 방문을 불허하기도 했다.

브래니건은 평양에 머무는 한 서양인으로부터 “북한에는 현재 에볼라 히스테리가 있다”면서 “(북한) 사람들은 정말로 (에볼라에) 겁먹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외신기자 일행이 방문하기로 했던 공장과 연구소에서 에볼라 감염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방문을 거절한 적도 있었다. 또 다른 서양인은 브래니건에게 “북한 당국이 방송을 통해 에볼라 확산방지를 위해 특별조치를 취한다고 밝혔음에도 주민들은 에볼라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방송매체들은 매일 긴 시간을 할애해 에볼라 감염자 사망에 울부짖는 외국인 유가족, 고통스러워하는 에볼라 환자,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 등의 화면과 함께 관련 에볼라 소식을 내보냈다.

브래니건은 북한은 보건 체계가 열악해 한 번 퍼지면 막을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덧붙였다. 한 북한 전문가는 브래니건에게 “북한 당국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이 퍼지면 통제할 수 없다”면서 “에볼라 감염자가 입국하면 역시 확산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브래니건은 “다른 전문가들은 대(對) 중국 교역에 크게 의존하는 북한이 이번 조치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탈피하고자 중국인 사업가들에게는 에볼라 관련조치를 완화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격리조치를 발표하기 전에 입국한 외국인들은 매일 의무적으로 체온검사를 받고 있다고 브래니건은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