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신해철씨 사망이 의료사고일 가능성을 암시하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 소장 외에 심낭에서도 천공이 발견됐다.
최영식 서울과학수사연구소장은 3일 오후 연구소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신씨의 사망을 유발한 천공은 복강 내 유착을 완화하기 위한 수술이나 이와 관련돼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신씨의 법의학적 사인은 복막염 및 심낭염, 그리고 이에 합병된 패혈증으로 우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쯤까지 신씨에 대한 1차 부검을 실시했다.
최 소장은 “부검 결과 신씨의 뇌는 상당히 부종(부어있는) 상태였다”며 “천공이 심낭과 장에서 두 군데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는 “장 천공 외에 횡경막 좌측 부위 심낭에 0.3㎝가량 천공된(구멍 난) 부위가 발견됐다”며 “심낭염 소견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천공은 주로 외상과 질병으로 인한 건데 이번 천공은 수술 부위와 인접해 있고 심낭 내에서 깨와 같은 이물질이 발견됐다”고 했다.
다만 이번 부검에서 소장 내 천공은 발견되지 않았다. 김 소장은 “이미 소장 부분이 절제된 다음에 봉합됐다”며 “아마 아산병원에서 시행한 수술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위장은 외벽 부위를 15㎝ 가량 서로 봉합했다”며 “소위 말하는 위 용적을 줄이기 위한 시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밴드 수술을 했던 흔적으로 보이는 것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국과수는 추후 병원에서 조직 슬라이드와 소장 절취 부분 등을 넘겨받아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소장은 “부가적인 검사를 실시한 후에 최종적으로 의료 적절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차후 병리 조직한적 검사 및 CT 소견 등을 종합해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지난달 17일 한 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은 뒤 통증을 호소하다 22일 심정지로 쓰러져 아산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수술 후 오랜 시간 의식 불명이었던 신해철은 27일 오후 8시 19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신해철 의료사고 가능성… 소장 외에 심낭에도 천공
입력 2014-11-03 2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