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반미 기류 확산에 美 함정 입항 잇달아 취소

입력 2014-11-03 16:53
사진은 LA급 핵추진 잠수함 브리머톤이 지난 2012년 12월 29일 필리픽 수비크 미 해군기지에 계류하며 정비 중인 모습. 미국 해군 홈페이지 제공

필리핀에서 반미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수비크만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에 미군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다.

필리핀 경찰은 지난달 11일 수비크만 인근 올롱가포의 한 모텔에서 필리핀인 트랜스젠더(성 전환자) 1명이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용의자로 미군 1명을 지목했다. 또 다시 미군에 의한 살인 사건일 가능성이 높아지자 필리핀의 시민단체와 야당 등이 미군을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의 군사 관련 교류 협정(VFA)을 폐기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반미 감정이 계속 확산되자 미 함정들이 이달초부터 예정돼 있던 필리핀 방문계획을 잇따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온라인 매체 인콰이어러넷은 수비크만 당국을 인용, 애초 오는 12월까지 수비크만에 입항하려던 미 함정 9척이 방문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수비크만 당국은 “이달 초 함정 4척이 방문하고 다음 달에는 5척이 찾을 예정이었지만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입항이 유보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함정들이 입항하지 못하자 지역 상인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미군들은 한번 정박할 때마다 엄청나게 돈을 쓰고 가 지역 상인들이 특수를 누려왔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